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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판화 속에서 본 인간의 본성 (전쟁의 재앙, 카프리초스, 투우, 어리석음)

by 서민살림통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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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판화'**에서 영감을 얻은 추상적인 이미지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는 스페인 근대 미술의 거장으로, **전쟁과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묘사한 판화 시리즈로 유명합니다. 그는 당시 사회의 부조리와 폭력을 **냉정한 시선으로 관찰**하며 이를 판화에 담아냈습니다. 고야의 대표적인 판화 시리즈에는 ‘전쟁의 재앙(The Disasters of War)’, ‘카프리초스(Los Caprichos)’, ‘투우(Tauromaquia)’, ‘어리석음(Los Disparates)’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인간의 잔혹함과 어리석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야의 판화 속에 담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분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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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쟁의 재앙’ (The Disasters of War, 1810-1820년) - 폭력과 비극

고야는 **1808년부터 1814년까지 이어진 스페인 독립전쟁** 동안 목격한 참상을 ‘전쟁의 재앙’ 시리즈에 담아냈습니다. 이 시리즈는 총 82점의 판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쟁이 남긴 **폭력, 죽음, 고통**을 사실적이고 충격적인 이미지로 묘사했습니다.

1-1. ‘이것이 너희가 한 일이다’ (Esto es lo que tú has hecho)

이 판화는 **목이 졸려 죽어가는 남성의 시체**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눈은 공포로 가득 차 있으며, 목에는 밧줄이 감겨 있습니다. 고야는 이 작품에서 **전쟁이 인간의 본성을 얼마나 잔혹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작품의 배경은 **어두운 하늘과 황폐한 대지**로 채워져 있으며, 이는 **전쟁이 남긴 절망과 상실**을 상징합니다. 고야는 강렬한 명암 대비를 통해 **잔혹한 폭력의 현장**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1-2. ‘나는 그것을 보았다’ (Yo lo vi)

이 작품에서 고야는 자신이 목격한 참혹한 전쟁의 한 장면을 묘사했습니다. 화면 속에는 **포로로 끌려가는 민간인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얼굴은 두려움과 공포로 일그러져 있습니다. 고야는 화면 하단에 **‘나는 그것을 보았다’**라는 문구를 적어, **자신이 직접 목격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전쟁 기록이 아닌, **인간의 잔혹함과 무자비함을 비판**하는 시각적 고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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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프리초스’ (Los Caprichos, 1797-1799년) - 어리석음과 위선

고야의 ‘카프리초스’는 총 80점으로 구성된 판화 시리즈로, **스페인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의 어리석음**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입니다. 고야는 교회와 귀족들의 부패, 인간의 미신적 행위를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2-1.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El sueño de la razón produce monstruos)

이 판화는 고야의 **대표적인 풍자 작품**으로, 그의 자화상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고야는 책상에 엎드려 잠든 모습으로 묘사되었으며, 그의 뒤에서는 **박쥐와 올빼미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는 **이성이 잠들면 인간의 어리석음과 악마성이 깨어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고야는 이 작품에서 **이성의 결여가 인간을 어떻게 비이성적인 괴물로 만드는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2-2. ‘아무도 우리를 벗겨낼 수 없다’ (Nadie nos ha visto)

이 작품은 두 명의 여성 도둑이 **남성의 시체에서 옷을 벗겨가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그들의 얼굴은 **희미하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인간의 탐욕과 도덕적 타락을 상징합니다.

고야는 이 작품을 통해 **위선적이고 부패한 인간의 본성**을 신랄하게 풍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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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투우’ (Tauromaquia, 1816년) - 폭력과 오락의 이중성

‘투우’ 시리즈는 33점의 판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야가 **스페인의 전통 스포츠인 투우를 소재**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투우는 전쟁과 유사한 잔인한 행위로, 인간이 즐기는 폭력적 오락의 이중성을 보여줍니다.

3-1. ‘죽음의 투우사’ (La muerte del picador)

이 작품은 **투우사가 황소에게 치여 쓰러지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투우사의 몸은 황소의 뿔에 꿰뚫려 있으며, 그의 얼굴은 공포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습니다.

고야는 이 장면에서 **투우라는 오락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잔인한 행위인지**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잔혹한 폭력조차 오락으로 즐기는 이중적 본성**을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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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리석음’ (Los Disparates, 1815-1823년) - 광기와 환상

고야의 **마지막 판화 시리즈**인 ‘어리석음’은 총 22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광기와 어리석음, 환상**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고야가 노년에 접어들며 **청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제작한 작품들**로, 그의 내면적 고통과 불안이 짙게 드러납니다.

4-1. ‘거대한 인물’ (El Coloso)

이 작품에서는 거대한 남성이 **도시를 짓밟고 있는 모습**이 묘사됩니다. 거인의 표정은 무표정하고, 그의 발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도망치고 있습니다**.

고야는 이 작품에서 **권력과 폭력의 무자비함**을 시각화했으며, 이는 전쟁 중 권력자들의 폭력적 행위를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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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프란시스코 고야는 판화 작품을 통해 **인간의 어두운 본성, 사회적 부조리, 폭력과 공포**를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전쟁의 재앙’에서 그는 전쟁의 잔혹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했고, ‘카프리초스’에서는 **이성과 도덕이 결여된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판했습니다. ‘투우’ 시리즈는 **폭력의 오락화와 그 이중성**을, ‘어리석음’ 시리즈는 **광기와 권력의 폭압성**을 날카롭게 풍자했습니다.

고야의 판화는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닌, **인간 본성에 대한 심리적 분석이자 사회적 고발**로서, 현대에도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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